볕 아래서
볕 아래서
금주의 시
  • 이정자
  • 승인 2017.06.13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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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자 시인.
햇볕 아래
나의 작은 텃밭이 있는 줄 몰랐어
내가 사랑을 버려서
눈도 감고 가슴도 닫아
뜨거운 볕만 탓하며
땀에 젖으며 서 있었지

하늘에
구름이 일렁이는 걸 몰랐어
구름은 비도 되고 그늘도 되고
그림도 되는 걸

작은 텃밭에 호박 두 덩이가
볕을 쪼이고 있었어
내 가슴 한쪽에서 살랑대는 볕

하늘이 몸을 내주기에
내가 뜨거운 볕을 받아
빛나고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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