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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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뜨락
  • 강희진
  • 승인 2016.10.24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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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희진 수필가.

최근 들어 로컬푸드 매장을 자주 방문한다. 20여 년 동안 알고 지낸 문학회 회원이 로컬푸드 매장에 집에서 키운 농산물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로컬푸드 매장에 가면 지인의 농산물 뿐 아니라 우리지역에서 나오는 농산물을 둘러보고 살 수 있어서 좋다.

손수 지은 농산물을 포장해서 가격까지 본인들이 직접 책정해서 내다 놓는다. 포장지마다 생산자의 이름이 적혀 있어 더욱 믿음이 간다. 팔리지 않을 때는 직접 수거해야 되지만 통장으로 들어오는 돈을 보면 재미가 쏠쏠하다고 했다. 여자 혼자 농사짓는 것은 힘들지만 판매처가 있으니 한결 수월하다는 뜻이리라.

오늘아침 큰아이의 생일이었다. 아침상을 준비하면서 남편에게 쇠고기와 단호박, 고등어를 사오라고 부탁했다. 남편이 사온 고기는 호주산이었고 단호박도 고등어도 수 백 마일은 날아온 것들이었다. 예전 같으면 별 생각 없이 식탁을 차렸을 것이고 맛있게 먹었을 것이나 식품에 대한 정보를 알고 난 후부터는 그 수 백 마일을 날아와 우리집 식탁에 오르기까지 어떤 환경에서 자라 어떤 경로로 왔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먹고 싶은 생각이 별반 들지 않고 관심은 자연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우리지역 농산물에 쏠린다. 음식은 모름지기 주거 환경에 맞출 때라야 건강에 좋다. 예를 들어 인근에 보면 맹동 수박과 복숭아가 알려져 있는데 영양학적으로 봤을 때 우리 지역 사람들에게 훨씬 유익하다는 의미다.

타 지역에서 먹는다고 나쁜 건 아니고 타 지역에서도 생산되겠지만 농산물이 자라고 출하되기까지 투입된 물과 햇볕을 동시에 먹고 쬐는 사람에게 효과가 더 배가될 수 있다. 로컬푸드가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은 반경 50Km 이내에서 생산된 지역 농산물을 뜻한다고 할 때 가능하면 그 지역의 농산물을 먹는 게 건강에 좋다는 것은 극히 타당하다.

최근에는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사람들은 자연히 신선한 로컬 푸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로컬 푸드 매장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농림식품부는 2016년까지 로컬푸드 직매장을 전국 140여개로 확대할 방침이라니 전망은 더욱 밝아질 것으로 본다.

지역적으로 특산물 또한 그 지역의 모든 배경에 맞춰 출하된다는 뜻이다. 말하자면 내가 사는 지역의 토질과 먹는 물의 수질 등을 감안했을 때 다른 식품보다 훨씬 필요하고 유익하기 때문에 유달리 많은 양이 나오는 것이다.

로컬푸드 운동의 배경인, 가능한 한 특정 지역의 농민들이 생산한 먹을거리를 그 지역 안에서 소비하도록 촉진하는 것도 특산물 섭취에 따른 효과를 반증해 준다. 생산지로부터 밥상까지 이동하는 물리적 거리를 줄여서 식품 안전과 가격 안정을 보장받는 건 물론, 가능하면 우리의 것을 먹음으로써 건강도 챙기고 지역경제도 살리고 탄소배출량을 줄임으로써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고 환경 또한 보존할 수 있으니 일석 몇 조인가?

농부들 역시 유기농 농산물 생산을 위해 가능하면 농약 사용도 줄이는 등 소비자가 민감해 하는 안전성에 신경을 쓰게 될 테고 신뢰도 역시 높아질 것이다. 우리지역에서 출하된 먹을거리야말로 건강을 지켜 줄 최고의 버팀목 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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